자서전을 쓰고 공개하는 건 심장을 내주는 것과 같다. 모든 자서전이 그런 건 아니다. 시간 순으로 사건을 나열하기만 하거나,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책 전체에 깔려 치부와 인간다움을 감춘다면 좋은 자서전이 아니다. 좋은 자서전은 자기고백과 해학이며, 사건의 나열보다 의미부여이다. 사람의 세계는 무슨 의미를 부여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. 독자인 나는 자서전을 집어들때 그 세계를 살펴보고 싶어한다.

사르트르의 세계에는 안개가 없다. 유아시절, 삶에 대한 고민 이라는 흐릿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그의 글은 분명하고 유머도 있다. 이는 인생 중 유아시절 2~3년간만 다루겠다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자신의 삶에 읽기와 쓰기라는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일 것 이다. 유아시절의 영악하거나 징그럽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을 솔직히 드러내고 60년의 인생을 읽기와 쓰기를 위한 삶이었다 말하며 나머지 삶을 도려내는 용기는 초인의 영역에 가깝다.

원본 1